Prince Edward Island 여행 1/4
Prince Edward Island 여행 2/4
제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 회계라 연말이 되니 정신 없이 바빠지네요. 지난 주말에는 플로리다 처가에 크리스마스 휴가를 당겨서 다녀오느라 정말 빡세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암튼 시작했던 것은
마무리를 해야겠기에 계속합니다. 계속해서 반말입니다. ^^;
여행 셋째날 브런치를 먹고 섬구경에 나섰다. 면적은 제주도의 3배가 넘지만 마을이나 구경할 곳들이 주로 해안선을 따라 있기 때문에 하루종일 자동차로 다녔더니 제법 많은 곳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고 여행을 좀 다녀보니 어느 정도 여행하는 요령이나 중요시하는 포인트가 생겼나 보다. 이제는 무조건 이름난 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대기 보다는 대충 트랙을 지도 위에 그어두고 다니면서 지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들러서 구경하고 먹고 사진찍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여행하는 데 여유가 좀 생겼다고나 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신혼여행은 내 인생 최악의 여행이었던 것 같다. 둘이서 욕심만 너무 앞서서 짧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도 쉴 틈 없이 돌아다녔고 다음날 아침에는 피로가 너무 쌓여서 나가기가 싫을 정도였으니까. 그렇지만 뉴욕에서 삶의 터전을 잡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하던 시절인데다가 플로리다 시골서 뉴욕에 신혼여행을 왔으니 얼마나 신이 났었겠는가. 이해가 되기는 한다.
각설하고, 먼저 Rustico에서 브런치를 먹고 그 동네를 돌아보았다. 아침 무렵이라 영하로 내려가는 매우 춥고 보슬비마저 내리는 날씨였지만 왠지 그런 날씨가 더 자연스러웠다.
북미 북부의 어촌마을은 남부와는 또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일단 랍스터의 본고장답게 랍스터잡이 통발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 그 통발들을 직접 제작하는 공방도 있었는데 제작 과정별로 구경을 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고기잡이 철이 아니어서인지 대부분의 어선들은 선착장에 정박해 있었고 아예 물밖에 꺼내둔(?) 배들도 많이 있었다.
이번에는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면서 경관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강한 바닷바람에 보슬비까지 내리는 영하의 날씨였는데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추운지도 모르고 신나게 나돌아 다녔다. 매일 뉴욕의 빌딩숲 속을 다니거나 집에서 일을 해서였을까 하얗게 부서지는 거대한 파도와 넓은 모래사장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손가락이 얼어서 셔터를 누르기가 어려울 때까지 그렇게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다가 차로 돌아와 히터를 켜고 몸을 녹이는 것을 반복하며 그렇게 해안선을 누비고 다녔다. 사진 찍는 맛을 알게 된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피로가 몰려와 잠시 집에 들러서 낮잠을 잔 후, 다시 길을 나서서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긴 다리라는 Confederation Bridge에 가 보았다. 우리가 묶고 있는 곳에서 섬의 반대편에 위치한 이곳까지 차량으로 약 40분 가량 걸렸다. 이윽고 다리 입구에 도착했는데 끝이 안보이는 다리를 건너볼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근처의 공원에 가서 사진을 찍고 구경을 했다. 두꺼운 구름과 구름 위편의 석양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하늘색을 만들어 주었는데 바닥의 초록 잔디와 붉은 흙 그리고 시야를 죽 가르는 길고 긴 다리가 어우러져 찍는 사진마다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적어도 우리 둘이서는 좋아했더라..ㅋㅋ)
그런데 이렇게 좋은데 아내와 단둘이 와 있으려니 둘이서만 있어도 행복에 겨웠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가족 생각, 친구들 생각이 간절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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