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집에 들어오면서 우편함을 열어보았더니 미 이민국(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에서 편지가 와 있더군요. 지난 몇 년간 이민국에서 뭐가 날아오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몰라도 일단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내 나라, 내 땅이 아닌 곳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체류 신분에 혹시라도 뭐가 잘못 되었을까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집에 들어와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어서 편지지를 펼쳐보니 본문 첫 줄이 “Congratulations!” 으로 시작합니다.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다음 문장을 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Your request for the removal of the conditional basis of your permanent resident status has been approved. You are deemed to be a Lawful Permanent 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as of the date of your original admission or adjustment of status.”
드디어 제 영구영주권 신청 서류가 통과되었군요! 하도 소식이 없길래 작년 10월에 제대로 처리는 되고 있는지 확인을 했었지요.(관련 포스팅) 임시 영주권자 확정 통보를 받았을 때처럼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정말 기쁘네요.^^ 2005년 7월에 최초로 영주권 신청 서류를 이민국으로 보내고서 3년 8개월 만에 합법적인 미국의 영구 영주권자가 되었습니다. 며칠 후에는 새 그린카드가 우편으로 도착하겠지요. 그 동안 정말 이놈의 비자 및 영주권 신청 때문에 제 전체 수명 중에서 1년은 늙어버린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숨만 쉬고 있어도 나오는 주민등록증이 남의 나라에서는 이렇게 어렵게 얻어야 하는군요.
저는 영주권 신청을 변호사나 이민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서 한 것이 아니라 아내랑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직접 해왔기 때문에 기쁨이 더욱 각별합니다. 변호사를 통해서 영주권 신청을 대행하면 훨씬 쉽고 빠르게 일이 처리됩니다만 신청을 하던 당시에는 수중에 돈 한푼 없는 시절이라 그런 호사(?)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비자도 인터넷 동호회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면서 혼자 준비했기 때문에 영주권도 당연히 그렇게 준비하면 될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영주권은 훨씬 더 어렵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영주권까지 혼자 신청한 사람들이 드물어서 모든 것을 혼자 공부하고, 직접 부딪치면서 배워야 했지요. 그 많은 관련 서류들을 다 읽어보고 필요한 서류 및 자료를 준비해서, 이민국에 보내고 기다리고 보내고 기다리고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ㅡ.ㅡ; 지금 생각해 보면 세상 무서운 줄 몰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ㅎㅎ 나중에 부모님 영주권을 신청할 일이 생기면 무조건 변호사를 통해서 해버릴 생각입니다.^^;
PS: 그린카드가 도착하면 기념 포스팅으로 그 동안의 역사(?)를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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