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7.18) 뉴욕시에서 지하에 있는 증기파이프가 폭발하여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마침 퇴근 시간이었고 이미 테러리스트의 목표가 되었던 곳이라 사고발생현장인 크라이슬러 빌딩 근처 뿐만 아니라 전 맨하탄에 상당한 혼란이 있었지요. 전화는 폭주되어서 장시간 불통이었고 사고지점 일대에는 전기도 끊어졌지요. 며칠 전 친구들과 그 일을 회상하다가 나온 이야기입니다.
제 주변의 미국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은 모두 "Meeting Point" 라는 것이 있더군요. 정확히는 Emergency Meeting Point이고 한국말로 바꾸어 쓰면 비상시에 만나는 곳이 됩니다. 평상시에는 평온하지만 한번 언제나 테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미국이다 보니 항상 어떤 혼란상태에 대비하여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는 지점을 미리 약속해둔 것이지요. 비상시에는 보통 전화도 전기도 교통도 마비되니 일단 서로 만나서 다음 상황을 함께 헤쳐나가자는 거지요. 물론 모든 미국 사람들이 다 이런 Meeting Point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언뜻 머리에 떠오른 것이 '예비군 비상소집' 밖에 없었던 저에게는 이런 개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분명히 테러리스트들에게는 목표가 될 만한 곳인데 아직은 다행히 대한민국 영토에서는 큰 사건이 없었습니다만 최근 들어 우리도 이제는 테러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서서히 인지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직 테러나 큰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적이 없기에, 적어도 오랫동안 휴전 중이기에, 안전불감증이란 말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오늘의 한국을 사는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위험에 대처할 방안을 모릅니다. 물론 예비군들이 지속적인 훈련을 받고 있기는 실재상황에서는 어떤 대응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최악을 사태를 설정하고 예비를 하는 것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첫번째 준비로 여러분의 Meeting Point를 만들어 두는 것은 어떨까요? 전화도 전기도 교통수단도 없이 생명의 위험을 느낄 때, 여러분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가장 보호하고 싶거나 가장 의지하고 싶은 사람과 최대한 빨리 만나서 함께 다음 상황을 헤쳐나가고 싶다면 오늘 당장 한번 같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과대망상증에 걸린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9.11 테러의 상처가 깊은 이곳, 뉴욕 일대에서는 당연한 일이고 한국, 특히 서울은 인구밀도가 뉴욕을 넘어서고 정치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안전불감지역'이랍니다.
쓰고 보니 꽤나 무서운 이야기가 되었군요. 결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 어떤 장소가 좋을까요? 저도 생각해 볼 문제군요.
1. 테러리스트의 목표가 될만한 곳은 피한다. ex) 아셈타워 or 63빌딩?
2. 평소에 한적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 ex) 강남 쪽이면 선릉역?
3. 만날 사람들의 중간 지점
4. 도보로도 쉽게 교외로 빠져 나갈 수 있는 곳 ex) 분당이나 일산 방면?
5. 가족이나 지인과 만날 제이, 제삼의 Meeting Point와 가까운 곳.
+ 의견 많이 주시면 따로 모아서 포스팅이라도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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